AI 성우 저작권

AI 성우 기술의 역기능, 보이스피싱은 어디까지 진화하는가?

rich-news1 2025. 7. 13. 09:00

AI 성우 기술의 발전은 음성 콘텐츠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다. 자연스러운 억양, 감정 표현, 실시간 음성 변환 기능을 갖춘 AI 성우는 광고, 교육, 오디오북, 내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콘텐츠 제작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고 있다. 특히 텍스트 입력만으로 원하는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는 TTS(Text-to-Speech) 기술은 이제 누구나 손쉽게 고품질 음성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AI 성우 기술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AI가 실제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고, 실시간으로 특정 인물처럼 말하도록 훈련되면서, 기존 보이스피싱보다 훨씬 정교하고 치밀한 수법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기술 기반 범죄는 피해자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작하며, 금융 사기, 개인정보 탈취, 기업 사칭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한 문장 반복 수준의 음성이었지만, 이제는 부모, 직장 상사, 정부 기관의 담당자 목소리를 그대로 복제해 피해자의 경계심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본 글에서는 AI 성우 기술이 어떻게 보이스피싱에 악용되고 있는지, 그로 인한 피해 사례와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법적·기술적 대응 방안을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AI 성우 저작권

 

  AI 성우 기술의 실제 방식이 보이스피싱에 악용될 수 있다

 

보이스피싱에서 AI 성우 기술이 활용되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다. 단순히 기계 음성을 사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특정 인물의 음성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시킨 후, 유사한 목소리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은 ‘딥페이크 보이스(Deepfake Voice)’라고 불리며, 기존 TTS보다 한층 정교한 음성 합성 기술을 사용한다.

범죄자들은 피해자의 지인이나 가족, 회사 동료 등의 통화 녹음, 유튜브 영상, 강연 음성 등에서 약 30초~1분 분량의 음성 데이터만 확보해도 충분히 음성 학습이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AI 음성 합성 모델을 돌리면, 실제 인물과 유사한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특히 다음과 같은 수법으로 악용된다:

  • 자녀 또는 가족을 사칭하여 “납치되었다”, “사고를 당했다”고 거짓 상황을 전달
  • 기업의 대표나 팀장을 사칭해 송금 요청 또는 기밀 자료 전달을 지시
  •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해 계좌 정보를 묻거나 보안 인증을 유도

실제로 2023년에는 영국에서 AI로 생성된 CEO의 목소리를 통해 회계 담당자에게 송금을 지시해 약 30만 달러가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부모를 사칭한 AI 음성으로 고등학생에게 접근해 카카오톡 인증 번호를 유도하고, 그 계정으로 또 다른 사기를 벌인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사건의 공통점은 피해자가 “분명히 아는 사람의 목소리”라고 착각해 방심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AI 성우 기술이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를 쉽게 위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한다.

 

 AI 성우 악용 범죄가 위험한 이유와 사회적 파장

 

AI 성우를 활용한 보이스피싱이 기존 범죄보다 더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기술 때문이 아니다. 인간의 심리를 악용해 피해자 스스로 판단력을 잃게 만든다는 점에서, 훨씬 더 심각한 범죄다. 과거에는 어눌한 억양이나 외국인 억양 등으로 사기를 눈치챌 수 있었지만, AI 성우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감정까지 담긴 음성으로 접근해 피해자를 속인다.

특히 고령자나 디지털 정보에 취약한 계층이 집중적인 피해 대상이 된다. 고령층은 자녀나 손주의 목소리를 인식하기에 익숙하므로, 해당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의심 없이 전화를 신뢰하고 지시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AI 성우는 실시간으로 문장을 구성하고 음성을 출력할 수 있어, 피해자의 질문에 반응하면서도 일관된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피해는 단순한 금전적 손실을 넘어선다. 가족 간의 신뢰 훼손, 정신적 트라우마, 장기간 개인정보 노출에 따른 2차 피해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기업 대상 보이스피싱은 내부 보안망을 무력화시키고, 심지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 유출로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처럼 AI 성우 기반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디지털 사회 전체의 신뢰 기반을 흔드는 잠재적 위협이다. 따라서 사회 전체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기술 악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응이 절실하다.

 

AI 성우 기술에 대한 법적 대응의 현황과 한계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보이스피싱을 ‘통신 금융 사기’ 또는 ‘전자통신 사기’로 처벌하고 있지만, AI 성우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특화된 법 제도는 부족하다. 특히 AI로 생성된 음성이 실제 인물의 목소리를 명확히 복제하지 않거나, 창작물로서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처벌이 어렵거나 경미한 수준으로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에서도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형법, 통신사기 피해금 환급법 등 다양한 법이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고 있으나, AI 음성 생성 자체를 규제하거나 생성 음성의 진위를 표시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는 부재하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AI 생성 콘텐츠 고지 의무화’ 정책을 검토 중이나, 이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강제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수사기관 역시 AI 성우로 생성된 음성의 ‘진위’를 가리는 데 기술적 한계를 겪고 있다. AI로 만든 목소리가 실제로 누구의 것인지 입증하려면, 복잡한 음향 분석과 정황 증거가 필요하며,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피해자가 빠른 대응을 받지 못하고, 피해 금액이 회수되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의 법 제도는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AI 성우 기술에 의한 범죄는 제도적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

 

AI 성우, 기술적 대응 방안과 이용자 보호를 위한 예방 전략

 

AI 성우가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기술과 법, 이용자 인식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우선 기술적 대응으로는 AI 생성 음성에 워터마크나 전자 서명 삽입 기술을 도입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생성된 음성이 실제 사람이 아닌 AI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정보를 음성 데이터에 암호화 형태로 삽입하는 방식으로, 사후 추적과 식별이 가능해진다.

또한 음성 진위 검증 기술도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음향 패턴 분석을 통해 인간의 발성 구조와 AI 음성 간의 미세한 차이를 식별하거나, AI 음성 특유의 주파수 왜곡, 발성 리듬 등을 자동 탐지하는 알고리즘이 활용된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이나 보안 시스템이 음성 기반 인증 과정에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는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보이스피싱 위험에 대한 공공 캠페인, 시니어 대상 예방 교육, 보안 앱 배포 등 생활 밀착형 정보 제공이 필요하며, 기업은 고객 응대 시스템에 AI 음성 판별 필터를 탑재하거나, 민감한 인증 절차에 음성 기반 인증을 최소화하는 보안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 성우 기술 개발 기업과 플랫폼도 기술의 악용 가능성을 고려해 서비스 설계와 API 접근 권한, 학습 데이터 취급 방식에 대한 윤리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이는 기술을 만든 자와 사용하는 자 모두가 공동의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AI 성우의 미래, 신뢰와 안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AI 성우 기술은 분명히 콘텐츠 산업에 혁신을 가져왔지만, 보이스피싱과 같은 악용 사례는 그 기술이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는 기술의 가능성만 아니라, 그 윤리적·사회적 책임까지도 함께 설계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AI 성우가 가져온 변화는 막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변화가 신뢰 기반의 사회 구조를 위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기술과 법, 인식의 세 영역에서 유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의 미래가 안전해지려면, 신뢰와 투명성이라는 기준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