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우와 글로벌 표준화 논의: 음성 기술 규제의 국제 협력 과제
AI 성우 기술은 이제 단순히 한 국가 안에서만 활용되는 기술이 아니다. 유튜브, OTT, 오디오북, 디지털 교과서, 디지털 휴먼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성우는 다국어 음성을 실시간으로 생성하며 전 세계 사용자와 콘텐츠 제작자를 연결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의 경우, AI 성우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된 음성이 하루에도 수십만 건 이상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확산에 비해, AI 성우에 대한 법적 기준이나 윤리적 사용 가이드는 국가마다 제각각이다. 어떤 나라는 퍼블리시티권을 강하게 보호하지만, 다른 나라는 관련 법률이 거의 없으며, AI로 생성된 음성에 대한 저작권 인정 여부도 국가별로 상이하다. 그 결과, 콘텐츠는 글로벌하게 유통되지만, 법과 규제는 여전히 국경 안에 묶여 있는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AI 성우 기술의 국제적 활용 실태, 국가별 규제 차이, 그리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짚어본 뒤, 글로벌 표준화가 왜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협력 과제를 심도 있게 분석한다.

국가마다 다른 AI 성우 규제의 차이점과 갈등 구조의 리스크
현재 AI 성우 기술에 대한 규제는 국가마다 법적 해석과 적용 방식이 크게 다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이나 기술 기업은 동일한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국가별로 다른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은 퍼블리시티권이 강력한 국가로, 개인의 목소리나 외모, 이름 등 정체성과 관련된 요소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경우 명시적인 동의를 요구한다. 특히 AI로 복제한 음성이 실존 인물과 유사한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이 가능하며, 이미 몇 건의 판례도 존재한다.
반면 일본은 퍼블리시티권 개념이 명확히 법률에 명시되지 않았고, 대체로 명예훼손이나 사칭 의도 여부에 따라 판단이 갈린다. 유럽연합(EU)은 GDPR에 따라, AI 음성 생성에 사용된 원본 데이터가 개인 식별 정보일 경우 엄격한 사전 동의 절차와 데이터 보호 기준을 적용한다.
한국은 최근 들어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AI 음성 생성에 대한 명확한 법률은 없으며, 저작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사이의 해석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가별 법제의 차이는 AI 성우 기술의 글로벌 활용을 어렵게 만들며, 특히 다국적 기업이나 콘텐츠 수출 기업의 법적 대응을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AI 성우 콘텐츠 수출 시 발생하는 법적 문제들
AI 성우 기술이 글로벌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면서, 콘텐츠가 국경을 넘을 때마다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특히 음성 생성에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 AI 음성이 유사하게 생성된 인물의 권리 여부, 그리고 플랫폼의 법적 책임 범위와 직결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생성된 AI 성우 음성이 미국 유명 성우와 유사하게 들릴 경우, 미국에서는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간주할 수 있으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반대로 미국에서 생성된 음성이 GDPR 대상 유럽 사용자의 목소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되었을 경우, 데이터 보호 위반으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기술 제공자나 제작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오디오북 플랫폼 등 콘텐츠 유통 플랫폼 역시 AI 성우 음성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고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러한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조차 명확히 정리되어 있지 않다.
결국 콘텐츠는 글로벌하게 돌아가지만, 법률은 로컬(local)에 묶여 있는 비대칭 구조가 현재 AI 성우 기술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공조와 표준화 논의가 시급히 필요하다.
국제 표준화 논의의 필요성과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한 AI성우 기술
AI 성우 기술을 포함한 생성 AI 분야에 대한 국제 표준화 논의는 이미 다수의 글로벌 기구를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OECD, UNESCO, ISO, EU는 AI 윤리 원칙, 생성 콘텐츠 식별 의무, 데이터 학습 투명성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고 있으며, AI 성우 기술 역시 그 논의안에 포함되어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AI 법안(AI Act)’을 통해 고위험군 AI 기술에 대해 데이터 투명성, 사용자 고지 의무, 적법한 데이터 사용 여부 등을 포괄적으로 규제하려는 방향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며, 음성 기술도 적용 대상이다. 미국은 주별로 AI 윤리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있으며, 일부 주에서는 AI 음성의 상업적 사용 시 고지 의무와 퍼블리시티권 보호 강화를 법제화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UNESCO는 AI 기술이 문화 콘텐츠에 끼치는 영향과 인권 보호 측면에서 AI 창작물의 명확한 표기, 저작권 귀속, 공정한 데이터 수집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각국에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대부분 선언적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실제 강제력 있는 조약이나 법률 수준의 국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AI 성우와 같은 세부 기술에 특화된 규범은 더욱 부재한 실정이다.
AI 성우 표준화 추진을 위한 국제 협력 과제와 활용
AI 성우 기술의 글로벌 활용을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법제 정합성과 기술 표준의 조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협력 과제가 제시될 수 있다:
- 공통으로 쓰는 정의 및 분류 체계 마련: 국가마다 AI 성우, 보이스 클로닝, 음성 합성의 정의가 다르므로, 기술 범주와 위험 수준을 통일할 수 있는 국제 용어 체계가 필요하다.
- 데이터 출처 투명성 기준 정립: 생성된 음성이 어떤 데이터로부터 만들어졌는지 추적할 수 있도록, 음성 워터마크 및 데이터 출처 메타데이터를 표준화해야 한다.
- AI 음성 식별 고지 의무 확대: 사용자와 소비자가 AI 성우의 음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음성 식별 고지 제도와 콘텐츠 내 명시 규칙을 통일하는 국제 협약 필요
- 퍼블리시티권과 저작권 보호의 상호 인정 체계 구축: 국가 간에 퍼블리시티권과 저작권을 상호 인정하는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콘텐츠 수출·유통 시 법적 충돌을 최소화
- 플랫폼 책임 기준 마련: AI 성우 음성이 유통되는 플랫폼에도 일정 수준의 책임과 관리 의무를 부여하여, 기술 개발자와 유통자의 공동 책임 구조 마련
이러한 협력은 단순히 AI 기술 발전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 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목소리의 공정한 질서’를 구축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글로벌 차원의 규제 일관성과 표준화를 시작할 시간
AI 성우는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기술이 생성하는 목소리를 다루는 법과 제도는 여전히 각 나라 안에 갇혀 있다. 이 괴리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콘텐츠 제작자, 플랫폼, 기술 기업 모두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제는 AI 성우 기술의 국제적인 활용에 맞춰, 글로벌 차원의 규제 일관성과 기술 표준이 요구되는 시대다. 각국이 AI 기술을 활용하려면, 그 기술이 어디서 왔고, 누구의 목소리를 사용했고, 누구의 권리를 지켜야 하는지를 공통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AI 성우의 목소리가 국경을 넘을 때, 그 법적 기준도 함께 넘을 수 있도록. 지금이 바로, AI 음성 기술의 글로벌 표준화를 시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