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우와 크리에이터의 저작권 분쟁 :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AI 성우 기술이 크리에이터 콘텐츠 제작 현장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상상 이상의 저작권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팟캐스트, 광고, 오디오북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들은 AI 성우를 통해 손쉽게 음성을 생성하고 활용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AI 성우가 기존 성우의 목소리를 모방하거나, 타인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법적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때 가장 혼란스러운 지점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입니다. AI 음성 합성 기술을 개발한 기업인가? 그것을 사용한 크리에이터인가? 아니면 플랫폼인가? 아직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 주체는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며, 법적 공방이 길어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성우와 관련된 크리에이터들의 저작권 분쟁 사례를 중심으로, 책임의 귀속 구조, 법적 해석 기준,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제도 개선 방향을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AI 성우를 사용한 크리에이터의 직접적인 법적 책임 범위
AI 성우를 활용한 콘텐츠가 저작권 침해로 이어졌을 경우, 크리에이터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은 현재 뜨거운 이슈 중 하나입니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기술 플랫폼에서 제공한 AI 성우 음성만 사용했을 뿐,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모방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는 의도가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타인의 퍼블리시티권이나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일정 수준의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업적 콘텐츠의 경우, 유사 음성으로 인해 실제 성우나 유명인의 이미지가 침해되었다면, 크리에이터에게도 ‘직·간접 책임’이 부여될 수 있습니다.
실제 2023년 유튜브 내 AI 성우 기반 콘텐츠에서 유명 성우의 말투와 억양을 AI로 학습시켜 캐릭터에 입힌 영상이 법적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었습니다. 해당 크리에이터는 “정식 플랫폼 API만을 사용했을 뿐”이라 해명했지만, 법원은 소비자 오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침해를 인정했습니다.
이는 크리에이터가 AI 성우 기술을 사용할 때, 단순히 기술 제공자가 합법적이라고 명시했다는 이유만으로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국 책임은 기술 제공자와 사용자가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향하고 있습니다.
🟨AI 성우 기술 제공자의 책임과 관리의무의 해석
AI 성우 기술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나 기업은 사용자가 법적 문제에 휘말리지 않도록 사전 검증된 음성 모델을 제공할 책임이 있습니다. 예컨대, 유명인의 목소리와 유사한 AI 음성을 무단으로 배포하거나, 사용자가 특정 인물의 목소리를 학습시킬 수 있도록 방치한다면, 이는 명백한 법적 과실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일부 플랫폼은 이러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자 약관에 “AI 성우 사용에 따른 모든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는 조항을 삽입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조항이 실제 법적 책임을 전부 사용자에게 이전할 수 있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큽니다.
기술 제공자는 다음과 같은 책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 사전 학습 데이터의 출처 투명성 보장
- 저작권·퍼블리시티권과 관련된 모델 사전 필터링
- 사용자의 AI 성우 커스터마이징 범위 제한
- 유사 인물 음성 자동 탐지 및 경고 시스템 탑재
이러한 기술적 조치와 내부 기준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해당 기업은 크리에이터의 침해 행위에 대해 공동 책임 또는 과실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통 플랫폼(유튜브 등)의 책임 범위와 회피 전략, 그리고 AI 성우
AI 성우가 사용된 콘텐츠가 유튜브, 틱톡, 팟캐스트 등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유통될 경우, 플랫폼 역시 콘텐츠 유통에 따른 법적 책임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특히 침해 콘텐츠가 신고된 후에도 삭제 조치가 늦어진 경우, 플랫폼의 방조 책임이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글로벌 플랫폼은 ‘중립적 매개자’ 원칙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올린 콘텐츠에 대해서는 플랫폼이 직접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유튜브는 DMCA 신고 시스템을 통해 저작권 침해 콘텐츠를 사용자 신고 기반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AI 성우 관련 분쟁도 유사한 절차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유럽연합은 플랫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AI 성우와 같이 기술 기반 콘텐츠가 유통될 경우, 플랫폼에도 ‘적극적인 필터링 및 모니터링’ 의무를 부여하는 법률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유통자에서 실질적인 콘텐츠 관리자 역할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향후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법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복합 책임 시대, 제도 정비가 시급한 AI성우 기술
AI 성우와 관련된 저작권 분쟁은 단순한 ‘누가 침해했는가?’를 넘어, 기술 제공자, 사용자(크리에이터), 유통자(플랫폼)의 복합적 책임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법제는 이러한 분산된 책임 구조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지 않아, 실제 분쟁 발생 시 책임 귀속이 모호하고 대응 절차가 불완전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 AI 성우 기술의 합법적 사용을 위한 ‘사전 인증제’ 도입
- 콘텐츠 유통 플랫폼에 대한 법적 사후 책임 명확화
- 크리에이터 대상의 AI 저작권 교육 및 가이드라인 제공
- 기술 제공자와 사용자의 공동 책임 범위 기준 정립
- 유사 성우 음성 자동 감지 및 경고 시스템 의무화
무엇보다도, AI 성우 기술을 활용한 창작 활동이 위축되지 않으면서도 창작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적 균형이 필요합니다. 법적 기준은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기보다, 한발 앞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합니다.
🟨 AI 성우, 책임과 경계에 대한 인식
AI 성우 기술은 콘텐츠 생산의 혁신을 이끌고 있지만, 이 혁신이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피해는 인간 성우, 크리에이터, 플랫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기술 제공자, 크리에이터, 유통 플랫폼은 각자의 위치에서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인식해야 하며, 법은 이 구조를 정교하게 뒷받침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콘텐츠 제작 환경에서는 ‘책임의 분산’이 아닌, 책임의 공동 소유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됩니다.
AI 성우 기술이 지속 가능해지려면, 단지 더 정교한 목소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한 윤리와 제도 위에서 발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