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성우 저작권

AI 성우 음성의 허위 사용,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rich-news1 2025. 7. 10. 14:00

AI 성우 기술은 이제 사람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정교해졌다. AI가 생성한 목소리는 발음, 억양, 감정까지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다양한 언어로 실시간 음성을 합성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콘텐츠 제작, 고객 응대, 오디오북, 광고,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효율성과 접근성을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동시에 ‘허위 콘텐츠’의 생성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AI 성우 기술이 악용되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말한 것처럼 꾸미는 허위 음성, 혹은 실제 인물의 목소리를 모사하여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딥페이크 음성 콘텐츠가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단순 장난 수준을 넘어서, 명예훼손, 사기, 공공질서 위협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AI 성우 기술로 생성된 허위 음성 콘텐츠의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기존 법체계에서 이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AI 성우 저작권

 AI 허위 음성 콘텐츠의 유형과 실제 사례

 

AI 성우 기술이 허위 콘텐츠 제작에 사용될 수 있는 방식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유형은 다음과 같다:

  • 실존 인물 사칭: 유명인, 연예인, 정치인의 음성을 복제해 실제 발언처럼 조작
  • 가짜 보이스 메시지: 금융기관이나 가족을 사칭한 사기성 음성 발신
  • 허위 뉴스 콘텐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유명 앵커의 음성을 AI로 생성
  • 광고 조작: 성우의 동의 없이 해당 음성과 유사한 AI 음성으로 제품 홍보

이러한 허위 음성은 사람들에게 쉽게 ‘믿음’을 주기 때문에 위험하다. 특히 음성을 통해 정보를 전달받는 라디오, 유튜브, SNS 오디오 콘텐츠 등에서는 청취자가 사실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사례로, 2023년 미국에서는 한 고등학교에서 AI 성우 기술로 교장의 목소리를 모사한 허위 공지 음성이 학생들에게 전송되었고, 이는 학교 내 혼란을 일으켰으며 법적 조사가 진행되었다. 또한 한국에서는 한 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에 AI로 생성된 음성이 사용된 정황이 드러나며, AI 음성 기술이 실제 사기 범죄에 연루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AI 성우 기술은 악의적 목적에 따라 조작 가능성이 크며, 콘텐츠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 기술적, 법적 장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피해자, 사용자, 플랫폼, 개발사 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다는 점이 문제다.

 

AI 음성 조작에 대한 법적 책임 구조

 

AI 성우로 생성된 허위 음성 콘텐츠가 사회적 피해를 일으켰을 때,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아직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존 법률을 근거로 몇 가지 책임 구조를 예측해 볼 수 있다.

(1) 생성자(콘텐츠 제작자)
가장 직접적인 책임은 해당 음성을 생성하고 배포한 사람에게 있다.

  • 허위 음성으로 특정인을 모욕하거나 사실을 왜곡했다면 → 형법상 명예훼손
  • 타인의 목소리를 모사해 사기를 시도했다면 → 사기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2) 기술 제공자(AI 음성 플랫폼)
플랫폼은 생성된 콘텐츠의 내용까지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할 수 있지만,

  • 알고리즘이 실존 인물의 목소리를 명백히 재현하도록 설계되었고,
  • 사전 동의 없이 모델이 학습되었다면 → 퍼블리시티권 침해 및 손해배상 대상

(3) 유통 플랫폼(유튜브, 팟캐스트 등)
유통 플랫폼이 허위 음성을 식별하지 못하고 유통했다면,

  • 사전 모니터링 의무 위반 여부와 관련해 간접적 책임이 논의될 수 있다.
  • 특히 광고나 상업 콘텐츠의 경우 → 플랫폼의 상업적 연관성 여부가 쟁점

즉, 현재 법적으로 가장 책임이 명확한 주체는 콘텐츠 생성자지만, AI 성우 플랫폼과 콘텐츠 유통자는 공동 책임의 소지가 있으며, 실제 피해가 클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및 명예 회복 조치를 요구받을 수 있다.

 

AI 성우 기술, 허위 음성 콘텐츠에 대응하는 국내외 법제도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AI 성우 기술을 활용한 허위 음성 콘텐츠에 대해 직접적인 법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기존의 법률 틀 안에서 이를 해석해 처벌하거나 조정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관련 규제를 신설하고 있다.

미국은 2023년 캘리포니아주에서 딥페이크 음성에 의한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 정치 광고에 AI 음성이 사용될 경우 이를 명시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또한 딥페이크 음성에 의한 사기 범죄를 연방법에 따라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AI Act를 통해,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투명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AI 음성이 포함된 콘텐츠에 대해 ‘AI 생성 고지’ 의무화출처 명시 조항을 도입하고 있다.

한국은 2023년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통해, AI 딥페이크 콘텐츠에 대해 ‘사실오인 가능성 있는 콘텐츠는 AI 생성 여부를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도입했으며, 방심위와 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AI 콘텐츠에 대한 심의 기준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법적 장치는 대부분 텍스트·이미지 중심이기 때문에, AI 성우로 생성된 음성 콘텐츠는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태다. 따라서 앞으로는 음성 콘텐츠에 특화된 별도의 진위 판별 시스템과 법적 고지 기준이 필요하다.

 

기술적·제도적 대응 방안 정립의 필요성이 필요한 AI 성우 기술

 

AI 성우 기술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기술 자체의 개선과 함께, 법적 기준 및 사회적 인식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

(1) 음성 워터마킹 기술 도입
모든 AI 성우 플랫폼은 생성된 음성에 디지털 워터마크나 메타데이터를 삽입해, 추후 진위 확인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는 위조를 어렵게 만들고, 추적을 용이하게 한다.

(2) AI 음성 생성 고지 의무화
영상, 팟캐스트, 광고, 내레이션 등 모든 콘텐츠에 대해 AI 성우 음성이 사용되었을 경우 이를 명시하는 문구 삽입을 의무화해야 한다. 시청자나 청취자가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필요하다.

(3) 음성 퍼블리시티권의 법제화
타인의 목소리나 말투를 무단으로 모사하는 행위에 대한 법적 보호 체계를 확립하고, 고유 음성도 인격권의 일부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4) 사전 등록 및 인증 시스템 구축
AI 음성 콘텐츠의 유통 전 등록 절차 또는 인증 시스템을 마련해, 허위 음성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는 플랫폼의 책임을 줄이고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조치가 이루어진다면, 기술은 자유롭게 발전하면서도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균형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AI 성우의 음성, 진짜를 모방한 가짜일 때의 책임

 

AI 성우 기술은 새로운 콘텐츠 창작 방식이지만, 그것이 허위 정보 전달과 인격 침해의 수단이 될 경우,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진짜처럼 들리는 목소리가 사람을 속이고 피해를 준다면, 기술의 진보는 도리어 사회적 퇴보로 이어질 수 있다.

허위 음성 콘텐츠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업, 콘텐츠 제작자, 유통 플랫폼, 법제도 모두가 책임 있는 기준을 공유해야 한다.
특히 법적 사각지대가 많은 한국은 더 적극적인 기준 마련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AI 성우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어떻게 쓰느냐는 결국 인간의 선택이며, 그 선택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